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와 브래스 프라이데이(Bless Friday)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와 브래스 프라이데이(Bless Friday)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란 미국의 대형 마트, 백화점, 서점 등이 평소와 다르게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한다고 소문난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맘에 드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고, 때로는 물건 하나를 놓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Thanksgiving)로 지키는 미국인들은 그 다음 날인 넷째 주 금요일을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라고 부른다. 한 해 동안의 감사를 가족과 함께 나누며 식사를 즐기는 것은 이제 옛날이야기다. 사람들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좋은 물건을 남들보다 더 싸게, 더 빠르게 구매할 수 있을까에 쏠려 있다.

추수감사절보다 더 유명해진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물질만능주의로 점철된 추수감사절을 안타까워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블랙 프라이데이가 보여 주는 소비주의의 대안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2010년부터 미국 남부 텍사스(Texas) 주 휴스턴(Houston) 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운동을 소개했다. 블레스 프라이데이(Bless Friday)는 축복의 금요일이라는 뜻이다. 휴스턴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교회가 모여서 의미 있는 사역을 하고 있다.

진행하는 사역은 다양하다. 노숙인 쉼터를 돌며 청소를 도와주고, 점심 식사 수백 끼를 준비한다. 공원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고, 지역 푸드 뱅크에 기부할 음식도 포장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참여해 온 한 교회는 아예 올해 중점적으로 사역할 곳을 정했다. 휴스턴의 성 요한교회(St. John's Church)는 비컨(The Beacon)이라는 노숙인 쉼터에서 사역하기로 했다.

블레스 프라이데이에 참여하는 메모리얼 드라이브 장로교회(Memorial Drive Presbyterian)의 에바 카민스키(Eva Kaminski) 목사는 이 행사가 교인들과 교역자들이 함께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사역의 아름다움이 나 대신 다른 사람을 섬기며 나의 더 신앙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고 했다. 카민스키는 블레스 프라이데이에 참여하는 것은 크리스마스를 영적으로 맞이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다른 이들을 섬기고, 돕고, 함께 예수님의 축복을 나누는 행위 라고 했다.

휴스턴의 사람들이 대외적인 사역을 준비했다면, 미국 동부 매디슨(Madison) 시의 한 교회는 작지만 따뜻한 사역을 준비했다. 성 던스턴교회(St. Dunstan Episcopal Church)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다양한 공예 부스를 마련했다.

미란다 헤셋(Miranda Hassett) 목사는 가장 의미 있는 선물은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헤셋은 블랙 프라이데이와 소비주의에 저항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위스콘신스테이트저널(Wisconsin State Journal)에 밝혔다.

돈으로 물건을 사서 주는 것 대신에, 자신의 힘으로 아름다운 것을 만들 능력이 있음을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성 던스턴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은 커다난 나무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미고, 초콜렛 쿠키를 만들어 먹고, 또 한쪽에서는 뜨개질을 배웠다. 인근 노숙인을 돕는 사역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10달러를 기부하고 크리스마스카드를 받아 갈 수도 있다. 교회가 마련한 첫 행사였지만, 오후 내내 지속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회사들의 새로운 상업화 타깃, 대림절

소비주의의 대안을 찾는 교회들이 추수감사절을 보내자, 또 다른 절기가 찾아왔다. 바로 대림절이다.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나면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준비에 바쁘다. 아이들과 함께 색색의 전구로 트리를 장식한다.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산타에게 받을 선물 양말도 걸어 놓는다. 또 한 가지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대림절 달력(Advent calender)이다. 트리를 만든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작은 상자 25개를 만들어 부모들은 그 안에 사탕 등을 넣어 놓는다.

예전에는 그냥 캔디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값도 비싸졌다. 회사들은 대림절 달력이라는 명분으로 온갖 상품들을 쏟아 냈다. 유명한 스위스 초콜릿 회사는 25일 동안 하나하나 꺼내 먹을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포장한 제품을 내놨다. 미국의 향초 전문점은 하루에 하나씩 꺼내서 피울 수 있는 작은 향초 세트를, 화장품 회사는 갖가지 화장품 25개가 들어 있는 선물 박스를 팔고 있다. 그 외에도 장난감, 커피 전문점, 인테리어 소품, 젤리 회사 등 수없이 많은 회사들이 저마다 대림절을 겨냥한 상품을 준비했다. 이쯤 되면 가히 대림절 전쟁이라 할 만하다.

크리스마스가 상업화된 것으로도 모자라 새로운 희생자가 생긴 셈이다. 대림절은 원래 12월 25일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다리는 4주 동안, 자기 성찰을 하면서 보내는 절기다. 주로 가톨릭과 정교회에서 지켰고, 미국 주류 개신교에서도 이 절기를 챙긴다.

미국 복음주의 계열은 대림절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콘서트를 열고 외부로 선교하러 나가는 등 많은 행사를 여는 크리스마스와는 대조적으로, 대림절은 유난히 조용하게 보냈다. 그러나 올해, 미국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대형 교회 목사가 대림절을 다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타임은 루이 기글리오(Louie Giglio) 목사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기글리오 목사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을 돌며 패션 콘퍼런스(Passion Conference)를 진행해 왔다. 2013년 애틀란타에서 열린 행사에는 미국 전역에서 6만 명의 대학생이 몰려 왔다. 기글리오 목사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이전에 대림절을 지키며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를 쌓자고 주장했다.

예수님은 세금 조사 문제로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 있는 부부에게 태어나셨어요. 그 부부는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잠자리도 없었습니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서 두려워하며 그 긴 밤을 보냈겠죠. 그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이에요. 때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미화하려고도 하지만, 사실 하나님은 정말 이상한 날에,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오신 것입니다.

기글리오 목사는 가족 몇몇이 암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림절을 가리키는 'Advent'라는 단어의 뜻은 '기대'라고 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하나님이 직접 우리에게 오신 크리스마스를 기대감을 가지고 준비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