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개역 개정 성경에 대하여
1. 개역개정판
「개역개정판」(1998)은 한국교회가 1961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는 「성경전서 개역한글판」(1956/61)을 개정한 것이다. 지금까지 13개 교단이 공식사용을 결의하였다.
기독교대한감리회(1998)
기독교한국침례회(1998)
한국기독교장로회(1999)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1999)
기독교대한성결교회(2000)
기독교대한복음교회(2001)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2004)
기독교한국루터회(2004)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2004)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2005)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2005)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2005)
대한예수교장로회(개혁국제)(2005)
2. 개역개정판 어디를 얼마나 고쳤나?
「개역개정판」 성경은 시대와 언어의 변화를 감안하여 꼭 고쳐야 할 부분만을 개정하였기 때문에, 「공동번역」이나 「새번역」처럼 변화한 곳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는 「개역한글판」 성경의 번역을 최대한 존중하였으며, 개역 성경의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신약 12,823곳, 구약 59,889곳이 수정되었으며 수정내역도 오역을 개정하고 어려운 말을 쉽게 개정하였으며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에 따라 표기를 올바르게 고쳤다. 원본의 번역문제, 장애인 용어의 수정, 음역문제와 우리말 표현을 다듬고 뜻을 더욱 분명하게 밝혔다.
3. 「개역개정판」의 특징
(1) 시대와 언어의 변화를 고려하여 꼭 고쳐야 할 부분만을 개정함으로써,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의 번역성격을 최대한 존중하였다.
따라서 같은 번역 내용을 표현을 달리하여 개정하는 일은 삼갔다. 예를 들면, '주의 기도'(마6:9-13) 같은 것을 개정할 때도 "나라이 임하옵시며"를 "나라가 임하시오며"로, "오늘날 우리에게"를 "오늘 우리에게"로,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를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정도로 개정하였을 뿐, 번역의 내용이나 표현이나 문장 구조나 문체에 있어서 「개역」의 특징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2) 「개역」 성경의 옛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하다'체를 사용하여 현대화하지 않고, '하느니라'체를 그대로 사용하여 고어체를 유지하였다. 이것은 아직도 경전의 권위를 고어체 활용과 연관시키는 「개역」 독자들의 취향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창세기 1:1-4을 보면, '하시니라', '좋았더라' 등의 표현을 '하셨다', '좋았다 등으로 고치지 않았다.
(3) 인명과 지명, 기타 외래어의 음역은 「개역」의 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개역」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었던 것들만 개정하였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의 이름이 「개역」에서는 '바실래'와 '바르실래'로 나오는 경우, 「개역개정판」에서는 '바르실래'로 통일하였다.
(4) 「개역」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서는 번역 내용의 일부를 고쳤다.
예를 들면, '주기도'(마 6:9-13)에서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는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로 고쳐서 다음에 나오는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와 수동태의 문법 형식이 일치하게 개정하였다.
(5) 오늘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고어와 한자어는 쉬운 말로 고쳤다.
예를 들면, 창세기 24:22절의 '약대'는 '낙타'로, 창세기 15:4의 '후사(後嗣)'는 '상속자(相續者)'로, 이사야 25:5의 '훤화(喧譁)'는 '소란(騷亂)' 등으로 고쳤다.
(6) 국어 맞춤법이 달라진 곳을 고쳤다.
'일찌기'는 '일찍이'로, '-찌라도'는 '-지라도'로, '찌어다' 같은 것은 '지어다'로, '추숫군'은 '추수꾼'으로, '수염소'는 '숫염소'로 고친 것이 이런 범주에 속한다. 이 밖에도 문법에 맞지 아니하는 문장이나 어색한 문장을 다듬었다. 예를 들면, 창세기 3:7의 '치마를 하였더라'는 '치마로 삼았더라'로, 마태복음 3:2의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는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로 고쳤다.
(7) 장애인 기피/차별 용어를 고쳤다.
예를 들면, '문둥병'은 '나병'으로, '소경'은 '맹인'으로, '곱사등이'는 '등 굽은 자'로, '난쟁이'는 '키 못 자란 사람'으로, '절뚝발이'는 '다리 저는 자'로, '벙어리'는 '말 못하는 사람'으로, '귀머거리'는 '못 듣는 사람'으로, '앉은뱅이'는 '못 걷는 사람'으로, '불구자'는 '장애인'으로, '병신'은 '몸 불편한 사람' 등으로 표현을 바꾸었다.
4. 「개역개정판」 주기도문
(1) "나라이 임하옵시며"에서 "나라가 임하옵시며"로
그 동안 옛 국어문법에 따라 "나라" 뒤에 주격조사를 "가"가 아니라 "이"로 사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흔히 "나라에 임하옵시며"로 오해를 했던 부분이다. 이제 60여 년만에 현대의 어법을 따라 개정한 것이다.
(2) "오늘날 우리에게"에서 "오늘 우리에게"로
'오늘'의 성경원어는 분명히 24시간의 하루를 가리키는 말이지, 여러 날 또는 한 시대를 가리키는 '오늘날'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오늘'의 뜻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거의 '요즈음의 시대'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이라는 표현은 낯설게 느껴지거나 오해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기에 '오늘'로 개정하였다.
(3)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에서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로
옛 국어문법에서는 겸양을 뜻하는 '옵시'라는 어미로 존칭까지 함께 포함했지만, 현대의 문법에서는 '시오'가 존칭과 겸양을 함께 뜻하는 어미로 쓰이게 되었다. 또 이런 쓰임새가 주기도문에도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에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주기도문 전체에 반영하여 어법의 통일을 기하였다.
(4) "대개"는 삭제
"대개"라는 말은 "호티(hoti)"라는 성경원어에 대한 번역이다.
이 말은 이유를 설명하는 접속사인데 우리말에는 이 말을 사용하지 않고도 뜻을 나타낼 수 있다. 실제로 바뀌기 전 개역성경에서도 마태복음 안에 있는 주기도문에는 "대개"라는 말이 없다. 또 공동번역, 새 번역에도 "대개"는 없다. 그래서 개역개정판에서도 주기도문에서 "대개"를 삭제했다.
5. 개역개정 4판이란?
"개역개정판" 본문은 한국 교회 각 교단에서 파송 된 대표들의 합의로 원문에 따라서 개정하여 채택한 본문이다.
그 중 "본문 9곳"과 "각주 1곳"을 장로교 합동 교단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해서, "개역한글판" 본문으로 환원하였다.
그 예가 창세기 30:33이다.
"나의 의가 나의 표징이 되리이다"(개역한글판)
"나의 공의가 내 대답이 되리이다"(개역개정판)
"나의 의가 내 대답이 되리이다"(개역개정 4판)
이는 어느 한 교단이라도 반대하면 개역한글판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던 개정 당시의 원칙과 정신을 따른 것이다.
물론 개역개정 4판은 최종적으로 확정된 본문이기 때문에 추가로 환원할 계획은 전혀 없다.